다문화

원불교 이노베이션 -교단 행정을 서울로 이전하자

고세천 2015. 9. 22. 14:42

월간원광 11월호 Special

원불교 이노베이션 그 길을 묻다

 

교단 행정을 서울로 이전하자

김태성교무/ KCRP

 

교단의 새로운 변화를 논하기 전에 교단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와 그 문제가 어디에서 기인하는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교단의 변화를 생각하면서 남미의 갈라파고스 섬을 생각해 본다. 이 섬은 1835년 찰스 다윈이 갈라파고스의 고립된 환경에 적응하면서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진화한 동물들을 관찰하고 진화론을 완성한 곳으로 유명하다. 경제계에서는 이를 빗대어 갈라파고스 증후군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국제 기준과 환경에 도태되어 혼자만의 생태계를 형성해 온 것을 의미한다. 즉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여 국제 시장과 교류하지 않고 자만심에 빠져 경쟁력을 상실한 기업과 국가를 가리키는 말이다. 혹 지금의 우리 교단도 이런 갈라파고스 증후군을 앓고 있는 건 아닐까!

 

영광과 익산에서 시작한 원불교는 자연스럽게 농경문화의 영향을 받았다. 이러한 문화는 교단을 가족적인 분위기로 만들어 서로 희생하고 서로를 감싸 안아 성장을 도모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이러한 가부장적인 문화는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원불교 교단이 성장하는데 기여하였지만 소통의 부재와 폐쇄성을 형성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면에서 교단의 새로운 변화의 시작은 개방과 소통의 방향을 도모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러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교단의 조직문화를 바꾸고 법규도 재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교단의 행정을 서울로 이전해야 하는 것이 중요한 변화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행정조직인 교정원의 서울이전은 교단의 문화를 개방적이고 소통하는 조직문화로 바꿔 나갈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하여 개인적으로 행정조직인 교정원을 원기 100년 사업으로 충분한 시간을 두고 서울로 이전하는 것을 고려해 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한국 문화와 정치, 경제, 인재의 중심인 서울로의 이전은 교단의 행정을 한 단계 넘어서는 소통과 개방의 정서로 교단에 활기를 불어넣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교정원의 서울이전은 여러 가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첫째로는 현재의 교정원 조직을 구조조정을 통하여 효율적인 인력조직으로 개편할 수 있다. 또한 재가 출가들 중 전문가 중심으로 교정원을 구성하여 조직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둘째로는 인재교육을 도모할 수 있다. 행정조직의 효율성과 능력은 행정을 집행하는 인재의 의식정도에 기초한다. 교정원 인력이 서울에서 움직인다면 서울의 문화와 정서와 가치를 현장에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될 것이다.

 

셋째로는 행정 전반의 개방과 소통을 강화할 수 있다. 한국사회의 중요 이슈는 대부분 서울에서 형성되고 유통되며 다루어진다. 서울에 교단의 행정 중심이 위치하였을 때 교단 내부로 한국사회의 제반문제(이슈, 트랜드)가 신속히 유입될 수 밖에 없고 이것은 소위 사회와의 소통의 환경을 갖는 데 기인하게 될 것이다.

 

교정원의 서울 이전을 애기할 때 현실적인 문제와 교단의 세속화를 염려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교단이 한국사회와 호홉하지 않고 세계와 소통하려는 것은 교단 안에 갇힌 커다란 섬이 되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