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뜸 성업 = 조불(造佛) 불사
가을이 시작되었는지 한 낮에는 햇살이 따갑지만 아침 저녁으로 제법 시원하다. 원불교 교무로 살아가면서 재미있는 일이 많이 있지만 그래도 할머니 교도님들하고 알콩달콩 법회볼 때가 제일 재미있다.
오늘도 법회에는 나 포함하여 13분 나오셨지만 어느때와 같이 즐겁고 흥겹게 법잔치를 벌였다. 법문봉독은 정전 교의편 사요장 중 ‘자력양성’ 이어서 주보의 법문을 합독하고 설교로 부연하였다.


교도님들은 여자도 남자와 같이 교육받고 사회활동할 수 있도록 해주시고 유산도 남자와 같이 분급하여 주라는 대목이 좋다고 하신다. 왜냐면 70대 80대 할머니 교도님들이시라 여권(女權)이 남권(男權)에 비해 억눌리는 시대를 살아왔기에 대종사님의 은혜를 더욱 느낀다는 것이다.
할머니 교도님들이시지만 역대 교무님들에게 공부지도를 잘 받으셔서 다들 기품(氣品)이 있고 고상한 기운이 넘친다. 특히 전임교무님 이었던 보산 최경도 교무님이 상시일기를 강조하여 월말이 되면 피아노 위에 한달 상시일기를 가져다 놓으시고 새 것을 또 가져가신다. 상시일기가 체질화 되어 자동적으로 돌아간다.



법회가 끝나고 집으로 가시기 전 대각전 앞 평상에 앉으시면 개인 신상이야기를 하신다. 다들 아파서 못 살겠다는 이야기가 주다. 허리가 아픈 것은 약과이고 갈비뼈가 금이 가고 손가락 마디의 골절이며 이빨이 아려 도저히 음식을 못 씹겠다는 이야기 등등 어서 대종사님 곁으로 가야 하는데.. 안 아프고 가야하는데.. 라는 걱정으로 이야기가 마쳐진다.
순창교당의 역사가 60년이 넘었지만 전라북도 14개 지역에서 교화가 제일 약하다. 교당의 양적인 세(勢)는 약하지만 질적인 인품은 강하시다. 할머니 타원님들의 도력(道力)은 장하시고 참 곱게 단풍이 드신는 중이다.

원불교 100년 성업의 꽃은 이런 교도님들을 많이 배출했다는 것이라 본다. 원망생활을 하지 않고 감사생활로 인연작복을 잘 했다는 것, 인생에서 크게 영화를 누리지는 못했지만 자녀분들을 잘 기르고 말년에 교당에 와서 마음공부로 심락을 누린다는 것 이것이 가장 중요한 원불교 100년 성업이지 않겠는가 싶다. 조불(造佛) 부처를 만드는 불사를 잘 했다고 본다. 많은 양에 기대지 말고 적은 양이지만 우리 분수것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