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100년

으뜸 성업 = 조불(造佛) 불사

고세천 2015. 9. 22. 14:52

가을이 시작되었는지 한 낮에는 햇살이 따갑지만 아침 저녁으로 제법 시원하다. 원불교 교무로 살아가면서 재미있는 일이 많이 있지만 그래도 할머니 교도님들하고 알콩달콩 법회볼 때가 제일 재미있다.

 

오늘도 법회에는 나 포함하여 13분 나오셨지만 어느때와 같이 즐겁고 흥겹게 법잔치를 벌였다. 법문봉독은 정전 교의편 사요장 중 자력양성이어서 주보의 법문을 합독하고 설교로 부연하였다.

 


교도님들은 여자도 남자와 같이 교육받고 사회활동할 수 있도록 해주시고 유산도 남자와 같이 분급하여 주라는 대목이 좋다고 하신다. 왜냐면 7080대 할머니 교도님들이시라 여권(女權)이 남권(男權)에 비해 억눌리는 시대를 살아왔기에 대종사님의 은혜를 더욱 느낀다는 것이다.

 

할머니 교도님들이시지만 역대 교무님들에게 공부지도를 잘 받으셔서 다들 기품(氣品)이 있고 고상한 기운이 넘친다. 특히 전임교무님 이었던 보산 최경도 교무님이 상시일기를 강조하여 월말이 되면 피아노 위에 한달 상시일기를 가져다 놓으시고 새 것을 또 가져가신다. 상시일기가 체질화 되어 자동적으로 돌아간다.


법회가 끝나고 집으로 가시기 전 대각전 앞 평상에 앉으시면 개인 신상이야기를 하신다. 다들 아파서 못 살겠다는 이야기가 주다. 허리가 아픈 것은 약과이고 갈비뼈가 금이 가고 손가락 마디의 골절이며 이빨이 아려 도저히 음식을 못 씹겠다는 이야기 등등 어서 대종사님 곁으로 가야 하는데.. 안 아프고 가야하는데.. 라는 걱정으로 이야기가 마쳐진다.

 

순창교당의 역사가 60년이 넘었지만 전라북도 14개 지역에서 교화가 제일 약하다. 교당의 양적인 세()는 약하지만 질적인 인품은 강하시다. 할머니 타원님들의 도력(道力)은 장하시고 참 곱게 단풍이 드신는 중이다.

 



 

원불교 100년 성업의 꽃은 이런 교도님들을 많이 배출했다는 것이라 본다. 원망생활을 하지 않고 감사생활로 인연작복을 잘 했다는 것, 인생에서 크게 영화를 누리지는 못했지만 자녀분들을 잘 기르고 말년에 교당에 와서 마음공부로 심락을 누린다는 것 이것이 가장 중요한 원불교 100년 성업이지 않겠는가 싶다. 조불(造佛) 부처를 만드는 불사를 잘 했다고 본다. 많은 양에 기대지 말고 적은 양이지만 우리 분수것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