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사철(문학 역사 철학)

윷놀이 다석동물과 오행사상

고세천 2015. 8. 18. 15:23

옻놀이 도 개 걸 윷 모

 

- 홍돼지, 청구(청삽살개), 흑염소, 황소, 백마 -

 

 

 

또 하나의 필자의 새로운 발표이다. 손가락은 다섯개이다. 오행사상은 다섯 손가락을 기본으로 했을 오래된 수이다. 특히 동서남북과 중앙에 높이 솟은 피라미드 형태의 다섯 방향인 오방사상은 오행사상에서 뿌리를 가지고 있다.

 

 

 

가장 오래된 기록으로서 오행은 서경(書經) ‘홍범(洪範)’편에서도 거론되고 있다. 자연의 수화목금토 즉 물, , 나무, , 흙의 오행은 다섯가지의 자연요소를 인체의 각 손가락에 대입한 자연과 인간의 연결에서 나왔다고 할 수 있다. 엄지 손가락을 중심으로 각각의 나머지 네 손가락을 만나게 하는 것은 일종의 '손 피라미드'이다.

 

 

오행사상에서 가장 오래 내려온 문화가 있다면 그것은 윷이다. 윷말판은 사방과 중앙의 오방사상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특히 그 윷말도 다섯가지의 동물 토템인 도 개 걸 윷 모 즉 돼지, , 염소, , 말로 고조선의 오가(五加)에 연결되어 있다. 오가는 저가(猪加) 구가(狗加), 양가(羊加 또는 鷄加), 우가(牛加), 마가(馬加)를 말한다.

 

 

오가는 십이지신 속에 그대로 포함되어 있어서 십이지신은 또 다른 갈래이지만, 오가 사상을 습합시켰다고 볼 수 있다. 아래 사진은 김유신장군묘의 십이지신상 중의 다섯 동물토템으로 윷말판에 사용되는 돼지, , 염소, , 말 부조들이다. 다섯물 즉 다물이 십이진법의 도입으로 열두물로 확대된 것이다.

 

 

(:돼지) (:) (:염소) (:) (:)

 

 

''이라는 말은 소를 의미하는 우()와 관련이 있다. 의 현재의 중국 발음은 ''이기도 하지만, 소의 우리 옛말은 '' 또는 ''으로 발음했을 수도 있다. 그런 한편 윷은 다섯가지 동물을 의미하는 '다섯'에 그 뜻이 닿아 있다. 고구려말에서 다섯은 '于次'(우차)로 표현되어 있다. 그것은 '우츠'로 발음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일본어에서 그 잔재가 남아 있다.

 

 

고구려어에서 셋은 밀()이고 일본어에서는 '', 고구려말 칠은 난은(難隱)에서 일본어 '나나'가 나왔고 고구려말 십은 덕()인데 일본어에서는 ''가 되었다는 것은 많이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일본어의 다섯인 '이츠'가 고구려말 '우츠'에서 나왔다는 것이 흥미롭다. 그것은 ''과 유사한 발음이기 때문이다. ''은 윷놀이의 윷말 다섯가지를 의미하는 '우츠'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해석이다.

 

 

윷말에서 ''가 붉은 색이고 ''는 푸른색 이라면 막연한 오행의 색갈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의 윷말 해석론에서 실제의 색이 그렇다. 윷말 다섯 가지는 다섯 동물들의 색을 나타낸다는 생각을 해본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오행은 오방향은 물론 사계절도 포함된 시간을 말하고, 오색을 말하는 이미지도 가지고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 , , , 모에 해당하는 다섯가지 색을 모두 필자가 찾아냈다.

 

 

()=붉은색, ()=푸른색, (염소)=검은색, ()=누런색, ()=흰색

 

 

돼지와 개, 염소, , 말의 색이 각각 홍청흑황백으로 나타낸다는 그 근거가 무엇인가 살펴보자. 우선 돼지 색갈이라고 하면 검은 돼지만을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고대 코리안들의 토템에서는 동물들이 십이지신이나 사신도에서 보듯이 ''의 위치에 있었다.

 

 

먼저 말은 신화에서 백마가 하늘로 올라갔다는 것과 같이 흰말 즉 백마가 신비롭다. 소는 황소가 신비하고, 염소는 흑염소다. 그렇다면 돼지가 왜 붉은색인가 의아할 것이다. 검은 돼지가 아니라 붉은 돼지라는 것은 화투장의 칠월 홍돼지에서 볼 수 있지 않는가. 붉은 돼지다. 그렇다면 개가 푸른색이라는 것은 드문 표현이다. 청구(靑拘)라는 말이 있을까? 있다.

 

 

윷을 오방사상의 방향에 대입해보면, 각각 동서남북 중앙이 청백홍흑황이다. 따라서 동쪽은 개, 서쪽은 말, 북쪽은 염소, 남쪽은 돼지, 중앙은 소가 된다. 동쪽은 청룡에서 보듯이 푸른색이다. 청구(靑丘)는 동쪽 언덕이라는 의미로 옛 우리나라의 명칭의 하나이기도 했다. 간단히 말하자면 청구(靑丘)는 동쪽나라란 의미이다. 그것이 청구(靑拘)와 그 음가에서 어딘가 통해 있다.

 

 

신라인들의 신화에는 닭(天鷄)과 삽살개가 있다. 삽살개는 신라의 궁중에서 키운 신화적인 벽사의 천구(天拘)이다. 삽살의 의미는 ''을 물리친다()는 의미이다. 삽살개는 199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는데 삽살개에는 청삽살개 즉 청구(靑拘)가 있다.

 

 

김상오 저술의 <야생동물기>에 따르면 "사오십년 전에는 간혹 이른바 청삽살개라 하여 흑색이 긴털에 주둥이가 짧고 몸집이 큰것이 있었다"고 말하며 그 원종은 티벳의 삽살개(Mastiff dog)라는 것이다. 황삽살개도 간혹 들먹이지만, 김상오의 저술에는 청삽살개만이 나오듯이 청구(靑拘)는 오래된 신화적인 신라의 천구(天拘)에서 유사한 음은과 회색빛의 검푸른 강아지의 모습에서 나온 칭호로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조선 헌종 시기 송하노인이란 도인(道人)이 조선 말부터 120여년간의 앞날을 예언했다는 <松下秘訣>이란 예언서에도 청구(靑拘)가 나온다. 그 진위여부를 떠나 근년에 정치 시국 해석으로 유행한 그 책 속에 '청구(靑拘)'라는 개가 나온다. 신비한 푸른 개의 의미로 청구금새(靑拘金璽)와 청구섭제(靑拘攝提)라는 구절까지 나오는 것을 보면 나라를 상징하는 심벌이 청구(靑拘)였을 가능성이 있다.

 

 

신라의 궁중에서 키웠다는 청구(靑拘)는 신라의 금계(金鷄)와 같은 레벨의 특별히 숭상된 신수(神獸)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닭을 숭상했던 계림 신라의 신궁이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의 이세 신궁에서 제사를 지낼 때 닭울음 소리를 세 번 내는데, 일본신궁에는 꼬리가 긴 금닭(金鷄)이 비밀히에 키워오고 있다고 한다.

 

 

청구금새(靑拘金璽)는 푸른개가 금새(金璽)라는 금으로 만든 옥새의 인뉴(손잡이)라는 의미이다. 건국 직후 우리나라 첫 국새가 해태상을 닮았다고도 하고 삽살개를 닮았다고도 한다면 그것은 분명 삽살개를 닮은 청구금새(靑拘金璽)였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윷에 나오는 개가 고대 오가의 토템의 하나로만 머물러 있지 않고 우리나라 최초의 국새에까지 연결되어 있었다는 것은 놀라울 따름이다. 특히 청구섭제(靑拘攝提)'섭제(攝提)'라는 말은 세 별이 솥의 세 귀처럼 안정되게 버티고 있음을 말하는데 푸른개 '靑拘'는 하늘 별자리에 연결된 신화적인 존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백마(), 황우(), 흑염소(), 홍돼지()와 푸른개(삽살개)로서 윷말들은 각각 오색의 동물 토템 색으로 배치되었다는 것이 필자의 해석이다.

 

 

이러한 윷말 다섯 가지인 도()() (), (), ()의 오방색은 각각 동서남북과 중앙을 의미하여 도(), (), (), (중앙), ()를 의미하여 각각 남쪽부터 시계 반대방향으로 동쪽 북쪽 중앙을 거쳐 서쪽으로 이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윷놀이의 다섯 동물과 그 다섯 방향의 배치에 적용된 시계 반대방향으로 적용된 오행사상은 하도(河圖)의 낙서(洛書)에 나타나는 오행의 상극방향에 일치된다.

 

이것을 윷말판에 대입하면 도는 남쪽으로 앞쪽 돼지자리이고 첫 모자리는 동쪽인 오른편 모자리로 말자리이며, 뒷길로 가서 북쪽 나들목은 걸 즉 염소자리이며, 중앙은 황소자리이고 거기에서 서쪽으로 뻗어가 있는 나들목은 윷말판의 말자리가 된다.

 

 

이렇게 보면 윷말판은 다이아몬드처럼 세워 보아야 동서남북의 바른 모습이 된다. 남쪽이 아래로 북쪽이 위로 동쪽과 서쪽은 각각 오른편과 왼편으로 배치되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나의 피라미드가 된다.

 

 

- 오두의 문화비평에서 인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