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명절대재를 준비하고 모셨다. 본좌로 모신 원불교 역대 선영 열위와 별좌로 일반부모선조, 희사위전, 선성각위와 일체생령위전에 감사의 향례를 올리고 나니 일년 계획했던 일들이 모두 마쳐진 느낌이다. 동양의 문화권에서는 제사를 통한 선조님들과 기운이 건네고 마음이 연하는 조상숭배사상이 있다. 유교의 의례에서 조상님을 섬기는 예법이 제일 발달했는데 유학자이셨던 정산종사님의 대재 고축문은 천하에 제일 명문이라 생각된다. 어려운 한자성어가 아닌 일상속에서 간이하게 쓰여지는 문자를 엮어 읽는 사람의 심금을 울리고 받들어 청하는 묘위(廟位)의 정곡을 찌르고 있다. 대종사 여래위, 종사위, 대봉도 대호법위전 고축문도 좋지만 전무출신고축문이 유독 마음에 든다. 고축문중 ‘보필지사 심복지인’ 이라는 대목에서 목이 메이고 가슴이 진정되지 않는다. 우리가 무슨일을 하든지 간에 사람을 잘 만나야 한다. 인사가 만사라고 모든 일은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주변사람을 잘 두어야 일이 수월하게 된다. 그런데 사람을 부려 쓴다는 것이 마음처럼 쉽게 되지 않는다. 사람을 잘 만나냐 못 만나냐에 따라 성패가 난다고 본다. 대종사님이 정산종사를 위해 구인자리중 중앙을 비워놓았고 하늘의 별자리를 보며 가까이 왔는지 가늠하였으며 53세의 젊은 나이에 열반에 드실 수 있었던 것은 정산종사를 신뢰하고 능력을 믿어 의심치 않아서 있다. 세세생생 골마니(허리춤)에 넣어 다닌다고 할 정도로 아끼셨고 정산종사의 인연을 귀히 썼다. 정산종사는 전라도와 서울의 총 연원인 삼타원 최도화 선진을 만나 보필지사 심복지인인 무수한 전무출신을 대종사님께 인도한다. 11월 29일자 원불교 신문 사설에서도 명절대재 고축문에 대한 언급이 있었지만 원불교 대재의 백미는 고축문을 올리고 찬송가를 부르는 의식이지 않나 싶다.
고축문은 본좌에 해당하는 소태산 여래위, 종사위, 대봉도 대호법위, 전무출신위, 거출출진위, 보통출가교도 보통재가위가 있고 별좌로 일반부모선조위와 희사각위가 있다. 그런데 별좌위중 선성각위와 일체생령위전 고축문은 생략되었다. 정산종사님이 무슨 뜻이 있어서 선성각위와 일체생령위전 고축문은 만들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범산 이공전 원로교무님이 열반하지 않았으면 질문할 것인데 아쉽기만 하다. 선성각위에 해당하는 선성의 범위를 정하고 이웃종단과 양해각서를 체결하여 고축문을 올렸으면 한다. 순창교당에서는 이번 명절대재에 처음으로 석가모니 부처님에게 선성각위를 대표하여 고축문을 올렸다. 내년에는 예수님, 그 다음에는 최수운 선사님, 또 그다음에는 강증산, 공자님, 통일교 문선명 총재님등 각 종단의 성현들에게 축문을 올리고 이웃종교인들도 초청하여 함께 대재를 하려고 한다. 올해에는 일본이주여성들이 중심이 된 통일교 합창단을 초청하여 2부 노래공양을 펼쳤다. 지역사회에서 서로 넘나들고 함께 경축해주고 찬조해 축제장을 실현하는 종교연합공동체를 만들어 가고 있다. 또한 일체생령위 고축문도 지어서 육도사생 생령들이 명절대재의 인연으로 대도에 회향하길 받들어 청하였다.
대재를 준비하면서 총무부에서 보내온 묘위보고를 살피며 몇가지 바램이 생겼다. 본좌에 일곱 번째로 보통출가교도위와 보통재가교도위를 올리면 어떨까 함이다. 물론 등내묘위만 법보에 올리고 등외는 제외한다지만 묘위보고때에는 위패에 모신 묘위는 다 실어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별좌에서도 희사위만 기재하는데 두 번재로 일반부모선조위와 세 번째로 선성각위, 네 번째로 일체생령위를 묘위보고에 넣었으면 좋겠다. 일반부모선조위는 각 교당 교도님들의 조상선조를 신청받으면 된다. 순창교당에서도 교도님들 친정식구와 시댁식구중 불연을 맺을 조상님들의 이름을 올리고 호명하고 있다. 선성각위도 이웃종단에 물어서 제불제성을 모셨으면 싶다. 부처님, 공자님, 예수님등 3대종단의 성현과 동학 증산교의 성현을 올려서 이웃종교의 성자를 기려주는 것이다. 일체생령위도 육도사생을 상징적으로 하여 네발달린 짐승 두발달린 짐승등이 천도의 인연이 될 수 있도록 묘위에 올렸으면 좋겠다. 반려동물로 애완동물을 많이 키우고 있다. 일예로 강아지를 많이 기르는데 애완견이 죽으면 사람과 동일시하여 동물장례식장에서 장례식을 치루고 화장하여 동물납골당에 안치한다. 따라서 반려동물 천도재도 기획을 해 볼 만하다. 각 교구유지재단에서는 장묘업으로 동물장례식장을 운영하고 천도의식과 열반기념재 의식을 하여서 재원도 확보하고 짐승의 해탈천도도 해 주면 좋을 듯 싶다. 우리의 영양을 보충하기 위해 도축되는 소, 돼지, 개, 닭, 오리, 염소, 로드킬 동물, 구제역, 조류독감 등 많은 생명들을 위한 천도행사가 필요하다. 일체생령위를 확대하여 환경과 생명존중사상으로 펼쳐가면 원불교의 이미지 제고와 재정수입 증대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명절대재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고 대종사 이하 원불교의 모든 조상님과 우리의 선조, 이웃종교의 선성각위, 일체생령을 길이 추모할 수 있어 마음이 그지 없이 기쁘다. 옛말에 인사 잘하면 인사가 잘 풀리고 어른의 말을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 얻어먹는다고 했는데 조상님을 잘 받들면 음덕이 저축되어 앞길이 창창하게 열리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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