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평화

“조선족과 韓감독이 연변FC 기적 일궈”

고세천 2015. 11. 8. 17:44

“조선족과 韓감독이 연변FC 기적 일궈”

  • 매일경제 박만원 기자
  • 입력 : 2015.10.20

 

15년만에 극적으로 중국 프로축구 1부리그에 승격한 연변FC에 대해 중국 매체들이 찬사를 쏟아내고 있다. 신화통신과 봉황망 등은 20일 ‘연변축구, 3부리그에서 1부리그 승격, 기적 연출’ 같은 기사를 통해 연변FC 성공비결을 집중 조명했다.

앞서 연변FC는 지난해 2부리그에서 성적 부진으로 올해 3부리그 추락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2부리그 한 팀이 해체되면서 구사일생으로 2부리그에 잔류한데 이어 지난 18일 상위 2팀에 주어지는 1부리그 승격 자격을 따냈다. 이와 관련해 펑파이는 19일 특집기사를 통해 “연변자치주 조선족들의 헌신적인 응원과 한국인 박태하 감독 리더십이 기적을 일궈냈다”고 보도했다.

펑파이는 특히 조선족 이애신(76) 할머니 사연을 소개하며 조선족들의 연변FC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형편도 넉넉하지 않은 할머니가 지난 여름 선수들에게 수박을 사주라며 구단 직원에게 1000위안(약 18만원)을 주고 갔다는 것. 박 감독은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토요일 홈경기가 있으면 티켓발매 2시간만에 매진된다”면서 “조선족이라면 남녀노소 누구나 축구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 오히려 내가 감동을 받고있다”고 말했다.

펑파이는 또 박 감독 리더십에도 주목했다. 중국 프로축구팀에는 외국인 감독과 코치들이 많지만, 언어소통과 문화차이로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박 감독과 조선족 선수들간에는 장벽이 없어 1부리그 승격이라는 목표를 향해 똘똘 뭉칠 수 있었다.

중국 2부리그 축구팀은 구단 예산이 한국 프로축구팀의 몇배에 달하지만 연변FC는 박 감독의 지도와 선수들 투혼으로 자금력으로 무장한 강팀들을 누르고 1부리그 승격 자격을 얻었다. 박 감독은 “연변은 추운 겨울이 길어 훈련 여건도 열악하지만 선수들의 근성이 강해 그런 것을 극복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15년만의 1부리그 승격에 연변 조선족사회는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구단주인 연변자치주 정부는 20일 연길시에서 대대적인 선수단 환영행사를 열었다.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