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다문화정책 수립을 위한 공부모임
원기 101년 11월 9일(수) 09시 30분
원불교 중앙총부 교화부 회의실
고세천 교무
교통 통신의 발달로 지구촌이 하루생활권으로 진입함에 따라 국경이동이 빈번해졌다. 무역규모 1조억달러로 10위권에 들어선 한국은 10년전부터 다문화사회로 진입하였으며 저출산 고령화를 대체할 새로운 동력으로 다문화를 활용하는 숙제를 안겨주고 있다. 학계에서 보는 다문화의 범주는 외국인근로자, 결혼이주여성(남성), 외국인 유학생, 북한이탈주민(새터민) 등 4가지이다. 따라서 원불교에서 국내 교화계층으로 접근해야 할 범주는 위의 4가지라고 볼 수 있다. 원불교신문에 보도된 자료를 중심으로 다문화교화가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1950년 육이오 사변이후 외국의 원조를 받던 나라인 대한민국은 70-80년대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급격한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과 88년 서울올림픽을 유치하여 성공적으로 치루어 내었다. 아시안게임을 통해서 아시아에 한국사회의 발전상을 선보였고 올림픽을 통해서는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 등 전세계에 한국의 문화와 존재감을 과시하였다. 90년대에 들어 한국경제를 뒷받침하던 근로자의 권익이 높아지면서 인건비가 가파르게 상승하였다. 근로자의 소득 및 생활수준이 대폭 향상됨에 따라 더럽고(Dirty), 힘들고(Difficult), 위험한(Dangerous) 소위 3D라고 일컬어지는 직종에 외국인 근로자들이 유입되었다.
이들의 권익을 위한 원불교외국인센터가 서울에 들어선다. 최서연 교무는 포항공대를 졸업하고 영산선학대학교에 편입하여 출가한 후 어머니 집에 전세로 들어갔다가 희사(喜捨)를 받아 외국인센터를 개설하여 국내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한국어교실을 운영 하면서 결혼이주여성들에게도 한국어교육과 상담을 겸하는 외국인 토털교화 와 스리랑카를 방문 의과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방법으로 스리랑카 교화기반을 16년째 마련하고 있다. 남원지역에서도 보절교당을 중심으로 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를 개설하고 남원지역 농공단지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의 상담 및 여가활동을 지원하였다. 이밖에 동진주교당과 임피교당이 자체적으로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접근이 이루어졌다.
2천년대에 들어 한국사회 농촌을 중심으로 노총각들의 결혼이 사회이슈가 되었다. 여성들의 결혼기피현상과 맞물려 결혼중개업의 활성화로 인해 중국 조선족 여인과 동남아 여성들이 결혼이민자로 한국사회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한국사회에 다문화 열풍이 불었고 여성인권단체에서는 한국사회의 매매혼에 대한 각성을 질타하였다. 노무현정부에서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정책적 판단에서 다문화가족지원법을 만들고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설치하기 시작하였다. 교단내에서 제일 먼저 결혼이주여성들의 권익을 위해 노력한 곳은 원광학원 소속의 원광대학교이다. 생활과학대학교 채옥희 교수(퇴임. 초대 익산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는 2006년 원광대학교 구내에 센터를 설치하고 결혼이민자들에 대한 상담과 교육을 실시하였다.
고세천 교무는 2004년 남원교당에 부임하여 교당 부설 어린이집 원아들을 교육하다가 다문화가족 아이들이 엄마에게 한국어를 배우지 못함에 따라 몸으로 의사소통(때리고 밀고 꼬집고 물고)하는 것을 보고 이들에게 자녀상담과 한국어교육을 실시하고 있던 차에 도내일간지 박스기사 (각주 3)를 발견하고 원광대학교 채옥희 교수를 찾아갔다. 당시에는 건강가정지원센터 내에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익산 장수 말고도 도내 각 지자체마다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가 설치될 것이라는 정보를 알게 되었다. 2006년 남원교당에서는 원불교 여성회 소속인 사단법인 한울안운동 남원지회를 만들고 한울안운동 법인정관에 다문화사업을 명시하였다. 또한 그동안 운영했던 실적을 바탕으로 전라북도 도청에 비영리민간단체를 등록하고 도청, 남원시 그리고 국립국어원의 프로그램 지원비를 받아 남원관내 결혼이민자들의 원활한 사회통합을 위해 노력하였다.
2008년 남원교당은 남원시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 사업설명회에서 남원 YWCA와 경합을 벌여 센터지정을 받게 된다. 남원에서의 결혼이주여성 활동에 고무되어 그 이듬해 임실(관촌교당)과 고창(고창교당), 무주(무주복지관), 군산(임피교당) 등 4곳에서 결혼이민자 이주여성 지원센터를 위탁받기위해 응모를 하여 무주군 센터를 사회복지법인 삼동회 소속 무주종합복지관에서 받게 되고 2010년 정읍시에서 직영으로 운영하던 정읍시 건강가정지원센터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 2개를 다기능화센터로 묶어 위탁 했는데 전북교구 소속 사회복지법인 한울안에서 정읍교당 이름으로 수탁에 성공했다.
한편 2011년 순창교당도 재수 끝에 순창군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수탁 받게된다. 원기 101년인 2016년 현재 전라북도 14개 지역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중 5개를 원불교 법인(학교법인 1곳, 사회복지법인 2곳, 사단법인 2곳 )에서 운영하고 있다.(익산시센터-학교법인 원광학원, 남원시센터-사단법인 한울안운동, 무주군센터- 사회복지법인 삼동회, 정읍시센터-사회복지법인 한울안, 순창군센터-사단법인 한울안운동)
남원시 다문화센터에서는 2010년부터 베트남 호치민 인근 동탑성도 라이붕군지역 초등학교에 교육봉사활동을 펼쳐 라이붕군 공무원들과 학생들이 한국을 2번 방문하였고 남원에서는 5번 방문하여 인적교류활동을 펼쳤다. 이런 활동은 향후 베트남 교화를 함에 있어 든든한 기반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남원교당이 중심된 베트남 교류활동은 호치민 교당과 연계하여 호치민 교당에서 동탑성도 라이붕군 관계자들을 교화할 수 있도록 국제부와 업무협조도 필요하다. 결혼이주여성들의 고향집 부모를 비롯한 친인척 DB를 파악하여 동남아에 진출한 교당 교무들이 관리하고 향후 교당이 들어서면 그들이 현지 교도가 될 수 있도록 간접교화를 해야 한다.
다문화의 범주에 들어가는 외국인 유학생에 대한 교화는 학교법인 원광학원의 산하기관인 원광대학교와 원광보건대학교를 중심으로 국제부, 사단법인 삼동인터네셔널이 주관하여 펼쳐지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 교화에 대해 김성택 교무는 ‘국내 외국인 유학생 교화 방안’ 발표에서 '“외국인에 대한 체계적 접근과 관리가 절실하다” 며 “국내외국인 교화담당 특별부서 설치와 교도교수들의 교화시도를 촉구했다. 사회복지법인 삼동회에서 연원한 사단법인 삼동인터내셔널은 국내에 거주하는 네팔 유학생 연수를 통해 외국인 유학생 조직화 사업과 현지 사업을 주도할 수 있는 파트너 마련에 주력하였으며 원광보건대학교는 베트남 '한벳언어교육'과 상호협력 MOU를 체결한 후 베트남 유학생이 원광보건대 한국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운 후 전공 과정에 입학하도록 하였다. 원광디지털대학교에서는 부설기관으로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문화센터를 개소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있고 원광대학교 학생회관 3층에 자리한 외국인교화센터에서는 외국인 학생들의 행복을 열어주는 많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다문화범주의 4번째 북한이탈주민교화에 대한 그동안의 경과이다. 북한이탈주민들에 대한 접근은 한겨레중고등학교를 원불교에서 위탁 운영하는 즈음이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강남교당에서 진행된 세미나에서 나상호 교무는 교단의 북한교화 현황과 방향을 정리해 발표하며 “현단계 북한교화는 드러난 성과로 평가하기보다는 통일 이후를 대비한 준비의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고 곽진영 도무(한겨레중고등학교장)는 새터민청소년을 위한 교립대안학교인 한겨레중고등학교가 향후 어떻게 운영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세미나는 새터민의 남한사회 연착륙과 교화를 위한 교단 최초의 전문적 시도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띠고 있다. 교단에서는 북한이탈주민의 자녀인 청소년들을 교육하는 한겨레중고등학교를 정부로부터 위탁받아 운영에 들어간다. 한겨레학교를 원불교에서 맞게 된 계기는 영산성지고등학교를 모델로 ‘대안학교’를 자율학교라는 이름으로 입법화되면서이다. 이후 원불교는 대안학교의 중심이 되었고 늘어나는 탈북자들을 위해 정부차원에서 탈북자 자녀들을 위한 대안학교를 추진하는데 대안학교의 선발주자인 원불교가 관심을 가져서 운영하게 되었다. 한겨레중고등학교는 남북간 문화적 차이와 사회문제의 한부분을 맡아 해결해 갈 것이며, 또한 북한에 대한 언어, 문화 등의 연구 기능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되어 교단의 북한 교화 기회도 확대될 것으로 풀이된다.
2004년 중국내 탈북자 수가 10만명에 이르는 등 북한이탈주민이 늘어나면서 또 하나의 민족문제가 되어가고 있었다. 이에 원불교신문사에서는 각계의 전문가를 초청하여 탈북자 문제를 종교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지원과 교화의 해법을 찾고자 좌담을 개최하였다. 교화부에 근무하는 나상호 교무는 “교단은 지금까지 1995년 이후 북한에 37억 정도를 지원했다. 특히 박청수 교무를 중심으로 개별 지원을 하다가 2001년 8·15때 단체장을 중심으로 북한을 방문하여 현실을 보고 정부차원의 한계를 직감한 뒤 물량지원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통일부로부터 재단법인 원불교가 조불련을 대상으로 독립적 지원 창구를 개설한 것도 이 때이다. 그러나 탈북인에 대한 교단적 정책은 사실 없었다. 교당의 자발성에 맡긴 상태이다. 성동교당이 탈북자 쉼터인 평화의 집을 마련하고, 학교법인 전인학원이 탈북청소년 대안학교인 한겨레학교를 추진하면서 외형적으로 보면 자선의 단계를 넘어 교화와 교육으로까지 지평이 확장되어 이제는 정책적 고려를 할 시기” 라고 진단했다.
단위교당에서 북한이탈주민들에 대해 관심을 가진 것은 전농교당에서 근무하던 이운숙 교무때 부터이다. 1994년 즈음부터 전임교무의 뜻을 이어 탈북인 가족들을 4축2재 때 초청하여 지원하고, 김장김치를 담아 주는 등 온정을 쏟았다. 그러나 교도로서 적응을 하지 못하고 떠났으며 이원각 교도만 성동교당의 교도로 남아 있다. 이운숙교무는 “전농· 양천· 성동교당을 비롯해 교당이나 원불교여성회에서 이들을 위해 연대작업을 펼치는 등 우리 교단의 탈북인들을 위한 지원의 역사는 10년을 넘어 선다. 다만 정책적인 접근을 못해 탈북인 교화가 낯선 것” 으로 평가하고 이제는 개별적이고 일회적인 지원들을 넘어 교단이 탈북인 교화를 위해 정책적 접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교구 성동교당은 탈북인 자활 및 쉼터인 ‘평화의 집’을 운영하면서 단위교당 차원의 새터민 교화를 시작하였다. 봄(성적지)과 가을(전통문화)의 탈북인 문화기행과 이들의 운동회나 정기 모임을 후원하여 종합적인 탈북자 교화의 체제를 갖추는 등 교단 특수교화의 한 분야로 자리매김 하였다. 원불교의 재가단체인 원불교 여성회 경인교구에서 한겨레중고등학교와 결연하여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한겨레중고등학교 곽진영 교장은 “북한 청소년들의 교육과정이 우리와 현저히 달라서 기초 준비 없이는 우리의 학교 교육을 받기가 어렵다" 며 "한겨레중고등학교에서 그 교육을 담당하고 있으나 그들이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어야 할 부분이 많다" 고 말했다. 북한교화에 발원한 재가 출가교도로 입회절차를 밟은 사람들의 활동모임인 원불교 모려회(慕麗會)가 창설되어 통일 대비 실질적 훈련 및 교육을 하고 있다.
고세천 교무는 전북교구 교구사무국, 그리고 원불교 중앙총부에 다문화교화에 대한 정책설립을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다. 그 결과 5번의 모임이 만들어졌다. 2006년부터 2016년까지 11년간 국제부 주관으로 1번, 교화부 주관으로 2번 모임이 있었고 2번 행사가 진행되었다.
2008년 교정원 국제부가 다문화가정의 활동사례와 정보를 공유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6월 20일 중앙총부 법은관 소회의실에서 첫 모임을 주관했다. 이날 회의는 다문화 교화활동 관련자 첫 모임으로 직접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원광대학교 익산시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 남원시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 보절교당, 임피교당, 광주교구 여성회에서 참석했으며 경기인천교구 여성회도 활동 준비를 위해 참관했다.
두 번째 모임은 2012년 3월12일 중앙총부 법은관 소회의실 열렸다. 새로 꾸려진 교정원에서는 다문화교화의 업무분장을 했는데 그동안 국제부에서 담당하던 다문화 업무를 교화부로 이관되어 첫 간담회를 열었던 것이다. 이날 간담회는 교단적인 차원에서 다문화가족지원사업에 대해 관심을 갖고 사업추진 의지를 보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남원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고세천 교무는 "이웃종교 천주교를 보면 다문화업무를 이주사목위원회에서 담당하고 있다." 며 "우리도 다문화교화연구회 혹은 다문화연대와 같은 기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이어 그는 "총부와 소통하려할 때 각 부서의 업무가 나눠져 있어 다문화 관련 사업에 대해 어느 부서에 말해야 할지 망설이게 된다" 며 "총부에도 다문화사업을 하나로 아울러서 주관하는 부서가 있었으면 좋겠다" 고 덧붙였다. 이후 다문화교화는 교정원 핵심정책의 주요과제중의 하나가 되었고 과제를 실현하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돌입했다.
세 번째 회의는 2013년 10월 15일 중앙총부 법은관 소회의실에서 교화훈련부 주관으로 다문화가정 교화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 세미나를 열고 다문화교화에 대한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관련부서인 국제부와 공익복지부, 전북지역에서 다문화사업에 몸 담고 있는 재가 출가교도들이 함께 했다. 세미나에서는 익산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서경인 교도가 '전북지역의 다문화 가족 현황과 과제'를, 순창군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고세천 교무가 ' 다문화 교화정책 수립과 다문화센터를 활용한 교화방안 제언'을, 전북중학교 서의진 교무가 '다문화 자녀들을 위한 종교 프로그램' 이란 주제로 발표를 했다.
네 번째 교화부 주관 행사는 5개 다문화가족지원 종사자들을 중앙총부로 초청하여 종법사님의 법문을 듣고 익산성지를 순례하였다. 3번째 기초세미나를 통해 원불교신문에서는 다문화정책이 곧 수립될 것 같이 보도되었지만 센터 종사자들이 수탁 법인인 원불교에 대한 이해와 접근이 우선시 됨에 따라 중앙총부를 순례하여 종법사님의 격려와 5개센터 종사자들의 연대의식을 높이는데 주안점이 있었다.
다섯 번째 만남은 2015년 5개센터 종사자와 이주여성들의 원불교 익산성지순례로 교화훈련부가 익산· 남원· 무주· 순창· 정읍다문화가족지원센터 결혼이주여성 150여명을 초청하여 맛있는 점심식사를 제공하고 원불교역사박물관에서 '원불교안내 동영상'을 시청했다.
이상 5번의 모임이 원불교 교정원의 다문화정책수립에 관련된 모든 것이다.
고세천 교무는 원티스 게시판과 원불교신문기고 또는 세미나 발표에서 다문화정책의 필요성에 대해 누차 말해왔다. 또한 교화부에 제시하기도 했다.
다문화의 범주에 드는 외국인 노동자, 결혼이민자, 탈북자 교화에서의 특징을 보면 단위교당에서 자발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교정원 주무부서의 정책적 판단이 아닌 현장에서 필요에 의한 접근으로 진행되었다.
실예로 2004년부터 남원교당에서 결혼이주여성들을 교화할 때 중앙총부에서 정책적으로 접근했으면 다문화센터가 전라북도에 한정되지 않고 1980년대 어린이집 설치가 전국적으로 유행했던 것 처럼 퍼져나가 곳곳에서 원불교가 선점할 수 있었다고 본다. 40대 초반의 혈기 넘치는 주임교무 3년차 때 이런 정보를 교정원에 보고하고 싶었지만 어느 부서와 이야기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외국인의 업무로 본다면 국제부가 맞고, 교화를 한다고 하면 교화부이고 사회복지로 접근하면 공익복지부가 맞다. 실제로 교정원 행정부서 직원과 이야기하면 자기 업무가 아니라고 옆 부서로 돌려주었고 그 부서는 또 자기업무가 아니라고 해서 핑퐁처럼 왔다 갔다 하는 면이 있었다.
또한 교정팀이 3년 단위로 바뀌다 보니 교화부의 차 과장님의 다문화에 대한 인식은 기초 단계에 머물고 있어 처음 한 이야기를 매번 반복하게 되고 초보적인 수준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현장은 3개월 단위로 새로운 것이 생기고 매번 흐름이 바뀌고 정부의 정책 변화가 있을 때 교화에 어떻게 접근을 하고 또 방향이 맞는지에 대한 문답감정이 안되니, 스스로 길을 뚫고 나가기는 했지만 그래도 코멘트(정책부서와의 긴밀한 소통)를 받지 못함에 따라 더 이상 확장시킬 수 없는 한계점에 도달했다.
현장의 필요에 따라 일을 하다보니 계획성 있게 시작한 것이 아니라 두서가 없고 전후좌우 자충우돌 탄력적 대응이 주(主)가 되어 전략과 체계가 세워지지 못한 부분이 있고 장 단기 계획을 세울 수 없었다. 또한 교화를 하려면 지역을 알고 사람을 알아서 10년 이상 끌어주어야 하는데 3년, 6년, 9년의 인사로는 어려운점이 발견된다. 이는 중앙총부 인사권과도 관련이 있고 정책과도 연관되어져 현장에서 풀지 못하는 부분이다.
이제라도 교화훈련부가 중심이 되어 지금까지 다문화교화에 대한 평가를 하고 평가에 바탕한 정책을 세워야 한다. 원광대학교에서 2006년부터 익산시 다문화센터를 운영하였으니 11년이 되었다. 남원교당 남원시 센터도 2004년 국가예산을 받기 전부터 했으니 10년이 넘었다. 그동안 교단의 정책이 없는 상태에서 원불교의 위상을 높이고 이주여성들에게 원불교 이름 석자를 알렸다. 다문화센터를 운영한 전무출신의 노고를 치하하고 10년 가까이 근무한 종사자들에게 교정원의 이름으로 사기를 격려함도 좋다. 원불교는 다문화교화에 대한 법문이 많다. 대종사의 ‘일원주의’, 정산종사의 ‘삼동윤리’, 대산종사의 ‘개척하자 하나의 세계’, 좌산상사의 ‘밖으로 미래로 사회로, 세계로’, 경산종법사의 ‘도미덕풍’은 다문화교화 정책의 근거이자 원천이다.
국내 다문화 교화를 위해 몇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경인교구에서는 이주민을 교화하려고 설치한 안산국제교당을 중심으로 경기도 지역 다문화교화의 장 단기계획이 나와져야 한다. 안산시에는 현재 8만 여명의 외국인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중 6만명이 단원구에 집중되어 다문화특구로 지정되어 있다. 따라서 원불교 다문화정책이 실현되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도록 교화훈련부에서는 경인교구를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안산국제교당이 다문화교화 거점이 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둘째 전북지역에 다문화센터가 밀집되어 있으므로 전북교구를 ‘다문화교화 특구’로 지정하여 5개센터의 ‘다문화교화연대’를 독려하고 정기적인 회의를 가져 ‘다문화센터를 활용한 이주민교화방법론’을 만들게 해야한다. 다문화센터 직원들의 교화가 다문화가족 교화 핵심임을 알아 교당교무들이 지치지 않고 직원 불공에 힘을 다할 수 있도록 교화부에서는 상시적으로 센터장 책임을 맞고 있는 교무님과 간부급 직원들에게 공을 들여야 한다.
셋째 청운회의 사업으로 외국인 근로자와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사업에 관심을 가지게 하여 2세기 청운회의 나갈 방향을 잡게 하고 중앙청운회와 지역청운회가 새롭게 변화해 갈 수 있도록 권고 해야한다.
넷째 한겨레학교와 업무협약을 통해 원불교 경인교구 여성회가 펼치고 있는 북한이탈주민과 이탈청소년사업을 전국 원불교 여성회로 확산시켜 이탈주민들의 원활한 사회통합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독려해야한다. 원불교 여성회 담임부서가 교화훈련부이기에 교화훈련부의 재량으로 가능하다고 본다.
다섯째 교화부가 다문화업무와 연관있는 단체와 법인을 연계하고 공유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 주어야 한다. 사회복지법인 삼동회와 각 교구소속 사회복지법인과 사단법인, 학교법인 원광대, 원광보건대, 원광디지털대, 중앙봉공회, 원불교여성회, 중앙청운회등이 소통할 수 있도록 하나로 묶어주어야 한다.
여섯째 정기적인 교구장 회의와 사무국장 회의에 다문화교화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각 교구마다 한가지씩 특징적인 다문화교화모델을 연구하게 하고 사례발표하게 하여 교구의 다문화교화를 독려하고 성취의욕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계획을 세워주기 바란다. 교구에서 논의된 것을 지구교당 중심으로 실현하게 하고 교화부에서는 열심히 하는 교구에 포상금을 내려 경쟁을 유도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일곱째 이 모든 것을 하기 위해서 교화부 내에 다문화업무를 담당할 별도의 기구나 인원을 증원함이 필요하다. 청소년국과 같이 다문화교화를 중심업무에 놓고 일할 상시적인 기구가 요청된다. 앞으로 다문화는 저출산 고령화를 대체할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다. 정부에서는 이민청을 만들어 가족이민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자고 논의 하고 있다. 지금의 결혼이민자나 외국인노동자를 원불교에서 잘 불공하면 이것이 인구절벽을 막아내고 통일 대한민국시대를 열어나갈 것이다.
다문화는 국내와 해외를 연결해주는 활주로와 항공기라고 생각된다. 다문화교화를 잘하면 동아시아 교화도 잘된다.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이다. 경산종법사님은 다문화에 대해 법문을 해주면서 “이제는 세계 시민 사회가 됐다. 국가주의도 희석될 전망이다. 문호를 닫으려 해도 노동자 입국 등 문화가 마구 섞이고 있다. 잘 섞이도록 해야 한다. 앞으로 다문화청소년문제가 부각될 것이다.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섬세하게 마음을 써야 할 것이다" 라고 당부했다.
이런 것들이 모여 교화훈련부의 다문화정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교화훈련부가 다 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기존의 교구와 단체와 법인이 추구하는 고유의 목적성 에다 다문화 사업이 연계되고 이것이 공유되어 하나로 묶이면 단단하고 튼튼한 정책으로 나올 것이다.
창립한도 제3대 3회 전반기 6년이 원기 102년에 끝나고 후반기가 103년에 시작된다. 지금의 교화부가 새로운 정책을 세우고 집행하는데 너무도 짧은 시간이다. 그러니 단기간에 성과를 낼 프로그램 사업에 충실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더욱이 제3대 3회 후반기에 수위단 선거와 종법사 선거가 물려있다. 경산종법사님이 상사로 퇴임하고 새로운 주법이 추대되는 시기이기에 지금의 교정팀은 운신의 폭이 넓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다.
따라서 다문화정책 수립을 위한 공부모임은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현장과 정책부서가 만나서 서로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다가서려는 노력은 학습이 가장 좋다고 본다. 교화의 생장점은 현장이고 현장은 본부의 지원 없이 일정부분 나아갈 수 있지만 끈이 떨어지면 방향을 잃고 낙오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본부와 현장은 상시적인 만남이 있어야 하고 현장과 정책부서의 차이를 줄여가야 한다.
다문화정책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 베이비부머의 끝자락인 60-70년 출생자들은 50대와 40대를 형성하고 있다. 교단의 전무출신 수급이 부족한 시점에서 향후 우리세대가 창립한도 제3대 3회와 제4대 1회를 책임지게 되어있다. 대종사의 지도를 받았던 친견제자들이 거의 열반하고 정산종사와 대산종사의 지도를 받은 스승들도 퇴임에 들어간다. 결국 우리세대로 권한과 책임이 오고 있고 어떤 것은 이미 왔다. 열정과 정열을 바쳐서 일할 시간이 10년 밖에 남아있지 않다. 아니 10년이나 남았다. 선진님의 바톤을 이어받아 후진님들에게 잘 이어줄 수 있도록 우리세대가 “열심히”를 넘어 “잘”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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