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불선(유교, 불교, 선도)

금사망보

고세천 2017. 8. 31. 14:03

금사망보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 죽어서 구렁이 몸을 받았다는 것이다. 옥편을 찾아보면 망(蠎)자의 뜻이 '이무기', ' 구렁이' 란 뜻이니까 금사망보를 글자 그대로 풀어보면 '누런 금줄을 몸에 두른 구렁이로 태어나는 과보' 를 말한다. 구렁이의 몸에 체크 무늬 형태의 누런 금줄이 둘러 쳐져 있는 모습에서 이 말이 유래한 것 같다. 불가에서는 죄업을 많이 쌓은 사람은 다음 생에 구렁이로 환생하는 과보를 받는 다고 믿는데, 죄업 가운데서도 특히 탐욕이 많은 사람이 금사망보를 받을 확률이 높다. 욕심 많은 사람은 남겨놓은 재물에 대한 애착 때문에 임종의 순간에도 그 혼이 하늘로 올라가지 못하고 땅으로 붙기가 쉽다.


애착이란 납덩이와 같아서 혼을 붙들어매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이 죽을 때는 혼불이 나간다는 말을 한다. 그 혼불 나가는 방향을 보아서 하늘로 높게 날아가면 그 사람의 후생길이 좋고 낮게 땅으로 깔리면서 나아가면 좋지 않다는 옛날 어른들의 말씀은 이러한 이치를 담고 있다. 구렁이는 배를 땅에 대고 사는 생물이다. 배를 땅에 대고 산다는 것은 그만큼 업이 무거움을 뜻한다.


옛날 초가집이나 기와집에는 집뱀이라고 해서 집 안에 뱀이 살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어쩌다가 이 집뱀이 사람들의 눈에 띌 때가 있는데 흉측하다고 해서 이 뱀을 잡아버리면 그 집은 망하고 만다. 그래서 나타나더라도 잘 잡지 않는 풍습이 있었다. 왜 망하는가 하면 집 안에 사는 뱀은 재물을 지키는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그 집의 재물을 모아놓느라고 애썼던 혼신(魂神)은 죽어서도 떠나지 못하고 금사망보를 받아 자기가 전생에 모아놓은 재물 옆에 똬리를 틀고 붙어 있게 마련이다.


먹을 것 안 먹고 안 입으면서 피땀 흘려 모은 재산인데 어떻게 이걸 쉽게 떠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인색하게 재물을 모은 부잣집의 곳간에는 대개 구렁이가 발견되게 마련이다.


- 조용헌 나는 산으로 간다 63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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