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희*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
선도 기학의 현대화는 당연히 선도 기학에 기반하고 있는 선도수련법의 현대화와 맞물리게 된다. 단학이 이루어낸 선도 기학의 현대화라는 성과가 현실적으로 의미가 있는 이유는 이를 통해 선도 수련법이 현대화되었고 또 선도수련법의 현대화를 통해 선도의 대중화가 이루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선도 기학에서는 ‘일기·삼기’에서 현상의 존재계가 생성되고 사람을 위시한 만물이 생겨나게 되었다고(始) 보며 현상의 존재는 언젠가는 다시 본질인 ‘일기·삼기’로 회귀하게 된다는(終) 인식, 곧 ‘일기·삼기’ 내에서 존재의 생성(始)과 회귀(終)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는 주기론적인 인식을 보이고 있다. 또한 이렇게 생겨난 사람과 만물 중에서도 오로지 사람만이 ‘일기·삼기’를 온전하게 갖추었기에 사람만이 ‘일기·삼기’로의 회귀가 가능하다고 보며 사람의 ‘일기․삼기’로의 회귀를 위한 방법으로 ‘1단계 性通(수련, 지감·조식·금촉 수련)→ 2단계 功完(대사회적 실천, ‘홍익인간·재세이화’)→ 3단계 朝天(化, 최종적인 존재의 회귀)’를 제시한다.
이중에서도 1단계 性通(수련, 지감·조식·금촉 수련)은 선도수련 단계이다. 선도수련의 요체이자 원론인 지감·조식·금촉론은 실상 현대인들에게 너무나 난해하게 여겨지는 문제가 있기에 선도수련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현대인들이 보다 쉽고 효율적으로 지감·조식·금촉 수련법에 다가갈 수 있도록 고전적 선도수련법을 현대화할 필요가 있다. 선도수련법이란 시대를 막론하고 지감·조식·금촉의 원론에서 벗어나지 않지만 시대 변화에 따른 변용은 불가불 필요한 것이다.
단학은 지감·조식·금촉의 원론 내에서 다양한 수련프로그램을 개발하였다. 고전적인 선도수련법으로 알려진 도인체조, 단전호흡(行功), 기공류의 프로그램 외에도 진동수련, 丹舞수련, 丹功수련, 힐링차크라수련, 심성수련, 민족혼수련, 효충도수련, 뇌호흡수련, 뇌파진동수련, PBM(Power Brain Method) 수련, 長生步法 수련, 영가무도 수련, 생명전자 수련, 磁氣명상 등 수많은 수련프로그램들이 그것이다. 이들 수련프로그램들은 누구나 쉽게 기감각을 터득하여 사람의 내면에 자리한 생명력(일기·삼기)를 효과적으로 찾아갈 수 있도록 간이한 방식을 지향하였고 이에 따라 규격화·표준화하는 경향을 보였다.
단학의 수련프로그램들은 현대인들의 심신 상태를 우선적으로 고려하였기에 프로그램의 초점이 시기에 따라 조금씩 달라져간 측면이 있다. 단학이 처음 보급되기 시작한 1980년대에는 사람들의 관심이 주로 신체 건강 문제에 집중되었기에 수련법도 下丹田 중심의 형태를 보였다. 1990년대에는 사람들의 관심이 신체 단련 외에 마음 방면으로도 확대되면서 수련법도 中丹田 중심의 형태로 옮겨갔다. 1990년대말 무렵부터는 ‘뇌’가 강조되던 시대분위기와 맞물려 수련법도 上丹田 수련법 중심의 형태로 옮겨갔는데, 특히 이 과정에 등장한 ‘뇌호흡’ 수련법은 대단한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서구의 선진국들은 훨씬 이전부터 국책사업으로 ‘두뇌 연구사업’을 기획,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어가며 연구를 해오고 있었다. 서구사회의 두뇌 연구는 인공두뇌, 뇌정보 처리, 생물학적 매카니즘 연구, 뇌기능의 공학적 연구 등 주로 뇌과학 분야에 집중된 것으로 뇌의 물리적, 기능적 연구의 축적은 있었으나 인간 존재의 본질과 연결된 뇌의 기능에 대해서는 손을 대지 못한 것이었고 따라서 뇌의 상태를 실질적으로 변화시키는 면에서는 취약점을 지녔다. 이러한 상황에 등장한 뇌호흡 수련법은 ‘일기·삼기’의 기에너지를 활용하여 뇌의 상태를 실질적으로 변화시키는 점에서 획기적인 차이를 보였다.
‘뇌호흡’ 수련법은 1990년 12월 한국인체과학연구원(2002년 한국뇌과학연구원으로 개칭)의 설립 이래 오랜 준비기간을 거쳐 1997년『뇌호흡』(영문판 및 한글판), 1999년『뇌호흡2』, 2000년『뇌호흡3』, 2002년『뇌호흡』(개정판), 2007년『뇌안의 위대한 혁명-B.O.S』, 2008년『뇌파진동』, 2010년『뇌교육원론』, 2012년『뇌철학』등이 연달아 출간되면서 이론 및 수련 체계를 갖추어갔다. 뇌호흡의 기본 이론으로 ‘뇌호흡 5단계론’이 제시되었고 주요 수련법으로 PBM, 뇌파진동 등이 나왔다. 근래에는 ‘뇌호흡’수련법을 포함하는 좀 더 포괄적인 개념으로 ‘뇌교육’이라는 명칭이 사용되고 있다.
‘뇌교육’은 대중들에게도 널리 보급되었지만 특히 초·중·고등학교 인성 교육에 도입, 집중력 향상과 정서조절을 통한 학교폭력 해결의 효과가 입증되는 등 성과를 보임으로써 학교 인성교육의 새로운 방법론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처럼 단학의 등장 이후 선도수련법이 점차 현대화되어가는 추세 속에서 새롭게 등장한 뇌교육은 선도 현대화의 대표적인 사례로서 크게 주목된다. 물론 단학의 많은 수련법들이 고전적 선도수련법을 현대화한 형태이지만, 특히 뇌교육은 뇌가 강조되는 세계사적 흐름을 반영하면서도 이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과 방향 전환을 촉구하였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뇌교육은 교육학, 과학, 의학, 심리학, 철학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되고 있지만 본질은 한국선도에 다름아니다. 뇌교육을 통해 사람을 위시한 모든 존재의 본질인 ‘생명력’, 곧 일기·삼기에 대한 자각이 생겨나며(성통, 깨달음), 이러한 자각으로 인해 자신과 전체사회의 생명력을 회복하고자 실천하는 삶의 방식으로 바뀌게 되는데(공완, 홍익인간·재세이화, 깨달음의 실천) 이는 한국선도의 요체인 ‘성통·공완’ 전통에 다름아닌 것이다.
뇌호흡 수련법이 등장한 이후 시작된 뇌교육 관련 연구는 뇌교육 효과 검증 연구를 중심으로 국내외 학계에 널리 소개되고 있다. 이제 15년여의 시간을 거치면서 뇌교육은 명실상부하게 한국선도의 새로운 분야로서 자리잡게 되었으니 단순 효과 검증 연구를 넘어서 총체적 학문화의 과제를 남겨두게 되었다.
2010년 무렵 한국선도 수련법은 뇌교육에 머물지 않고 다시 ‘생명전자 수련법’으로 경신되는 모습을 보였다. 『두뇌의 힘을 키우는 생명전자의 비밀』(2011년)에서는 우주의 근원적 생명력으로서의 ‘일기·삼기’에 대한 양자물리학적 접근이 시도되었다. 단학 개창 이래 ‘천지기운’, 또는 ‘홀로 스스로 존재하는 영원한 생명’ 등으로 호칭되던 기에너지에 대한 과학적 접근이 시작된 것으로 이러한 접근법의 변화를 담은 개념이 ‘생명전자’이다.
생명전자에 대한 과학 이론적 접근과 함께 생명전자수련법이 등장하였다. 카드 또는 동영상의 형태로 만들어진 ‘생명전자 표상’을(<자료1-1-右> 참조) 시각적으로 활용, 한국선도 수련의 원론인 지감·조식·금촉론에 따라 ‘금촉(하단전 각성 )→ 조식(중단전 각성)→ 지감(상단전 각성)’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생명전자수련법의 보조수련법으로서 자기 에너지(Magnetic Energy)를 이용하여 기에너지 감각의 터득을 돕는 磁氣 명상법(『자기명상』, 2013년)도 나왔다.
앞서 단학의 수련법이 1980년대 하단전 수련 중심, 1990년대 중단전 수련 중심, 1990년대말 상단전 수련 중심의 방향으로 진행되었음을 살펴보았는데, 이러할 때 생명전자 수련은 이를 종합한 형태로 볼 수 있다. 특히 선도수련의 요체인 ‘일기·삼기’를 ‘생명전자’의 형태로서 시각화한 것은 선도수련의 본질을 정확하게 드러낸 의미가 있다.
이상에서 단학이 선도수련의 대중화를 주도할 수 있었던 핵심 요인으로 선도기학의 현대화에 바탕한 ‘선도수련법의 현대화’ 요인에 대해 살펴 보았다. 단학은 완연히 새로워진 선도 기학에 바탕하여 선도수련법을 현대화해가기 시작하였는데 대체로 1980년대 하단전 중심, 1990년대 중단전 중심, 1990년대말 이후 상단전 중심의 방식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특히 1990년대말 이후 상단전 중심의 단계에 이르러서는 고전적 선도수련법을 ‘뇌교육’의 형태로 현대화하였다. 단학의 많은 수련법들이 고전적 선도수련법을 현대화한 형태이지만, 특히 뇌교육은 뇌가 강조되는 시대변화를 적극 수용한 바, 선도 현대화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2010년대 선도수련법은 다시 ‘생명전자수련법’으로 변개되었다.
이는 앞서의 상단전 중심인 뇌교육 단계를 넘어선 총체적 수련법으로 선도수행의 요체인 ‘일기·삼기’를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선도수련의 본령을 보다 명확하게 드러낸 형태이며 특히 양자물리학과의 접목을 통해 선도수련법의 현대화를 시도하였다. 이처럼 단학은 선도수련법을 보급하되 시대변화를 적극 반영하면서 현대화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선도수련법의 원론에 충실하면서도 시대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선도수련법을 경신해나가는 유연성이 단학이 선도의 대중화를 주도하게 된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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