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도(仙道)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가 있는가?
“우리 온양 정씨 집안은 대대로 낭가의 전통이 이어져 온 집안이다. 할아버지 때부터 “우리 집안은 단군 할아버지 때부터 낭가의 전통을 이어온 집안이니, 이 가풍을 명심해야 한다” 는 이야기를 자주 들으며 컸다. 그래서 집안 형제들이 모두 어렸을 때부터 어른들로부터 낭가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낭가’는 화랑(花郞)이라고 할 때이 ‘낭’자이다. 즉 선교와 선도를 지칭하는 표현이다. 조부님 함자는 정낙훈이다 이승만 정부 때 충북지사와 농림주장관을 지낸 분이다. 직접 선도 수련을 하지는 않았지만 집안의 선도관련 유적과 자료들을 보관하고 정리하는데 열심히셨다. 해방 후 선교 또는 낭가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은 전혀 없었다. 척박한 상황에서 선도관련 자료들의 귀중함을 알고 지대한 관심을 가울였다는 것 자체가 평가할 만하다. 아버지인 정승희 역시 국무총리실 연구실장 관료로 입산 수도는 하지 못했지만 할아버지의 유지를 따라 자식들에게 집안 가풍을 이어야 한다는 당부의 말을 하곤 했다. 우리 집안에 남자 형제가 다섯이다. 큰형님은 이화여대 중문과에 있는 정재서 교수다. 한자문화권의 가장 오래된 신화집이라고 할 수 있는 산해경(山海經)을 번역한 바 있다. 산해경은 신조(神鳥)토템 신앙을 가지고 있던 동이족과 관련이 깊은 책이다. 신조 토템이란 날개를 달고 하늘로 올라간다는 원시신앙이다. 신선이 되어 하늘로 승천한다는 선도의 사상과 그 기본 골격이 유사하다. 산해경이 태동된 산동반도 일대는 한족보다 동이족과 인연이 많은 곳이다. 그래서 중국의 사마천은 산동지역에서 싹튼 산해경을 이질적인 문화로 간주했고 자신의 저술에 별로 언급하지 않았던 것이다. 큰형이 산해경을 번역하게 된 계기도 선도의 가풍과 무관하지 않다. 최근에 낸 “이야기 동양신화” 라는 책도 기본적으로 선도와 도교의 세계관에 바탕을 두고 있다. 셋째 형인 정재겸도 현재 독신으로 계룡산에서 같이 공부하고 있다. 막내 동생인 정재형은 동국대 연극영화과 교수다. 전공이 영화이지만 선도와 관련된 영화를 만들고 싶어 한다. 낭가의 전통을 재구성한 영화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렇게 보면 5형제 가운데 4형제가 직접 혹은 간접으로 선도와 인연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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